기아 타이거즈 조 윌랜드 정밀 분석

작성자 : 관리자

2019-03-24

조 윌랜드

2008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고졸 신분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4라운드에 지명되었던 우완 투수. 전국구 유망주였던 제이콥 터너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끝에 만 22세의 나이로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신인치고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가 어깨에 불편함을 느끼고 부상자 리스트로 이름을 옮겼으며 팔꿈치에도 이상이 생기면서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토미존 수술 이후 성장세가 눈에 띄게 더뎌지면서 대형 유망주에서 평범한 AAAA형 투수로 전락했다. 이후 아시아로 눈을 돌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계약한다. 2017시즌 요코하마에서의 최종 성적은 21경기에 출장, 133이닝을 소화하며 10승 2패 2.9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요코하마 소속 외인투수로서는 사상 최초로 10승 달성에 선발 7연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거기에 포스트시즌에서도 맹위를 떨치며 팀을 일본시리즈까지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다소 무리한 여파였을까, 2018시즌에는 시작부터 부상에 휩싸였고 부진을 거듭했으며 결국 시즌을 마치고 요코하마 유니폼을 벗고 말았다. 마침 헥터가 떠나며 에이스의 부재를 느끼고 있었던KIA 타이거즈가 접근했다. 그렇게 윌랜드는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포심 패스트볼과 서클체인지업, 너클커브를 두루 던지는 이른바 쓰리피치 투수다. 평균 146km/h에서 최고 152km/h에 달하는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터너처럼 150km/h를 손쉽게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150km/h를 던질 수 있다. 제구되는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은 뒤 결정구 너클커브와 서클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유형의 투수다. 결정구에 해당하는 너클커브와 서클체인지업의 위력은 발군 수준이며, 특히 서클체인지업은 팔동작이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똑같아 타자들의 방망이를 속절없이 돌게 만든다.

일본 무대에서도 통산 9이닝 당 볼넷이 단 2.7개에 그쳤다. 투수력은 일본, 타격은 한국이 한 수 위일 것이라는 통상적인 관념과 달리 일본 타자들은 한국 타자들보다 평균적인 수준면에서 훨씬 더 높다. 특히 선구안과 정밀한 컨택 능력은 더더욱 그렇다. 일본 타자들의 선구안과 정교한 컨택 능력은 한국 타자들의 그것보다 몇 수 위다. 그런 일본에서 훌륭한 제구력을 자랑했다는 의미는 곧 한국에서는 제구 문제를 보일 확률이 지극히 적다는 뜻이 된다.

최근 한일 팀 간의 연습경기에서 1승 13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한일 리그 간 수준 차는 매우 격심한 수준이다. 특히 투수 면에서는 그 격차가 더더욱 벌어진다. 실제로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많은 외인 투수들이 일본 무대에서는 쓰라린 실패를 거두었던 바 있다. 2014시즌 골든글러브에 빛나는 리그 최고의 투수 밴헤켄이 그랬으며 2016년 판타스틱4의 한 축을 맡았던 보우덴이 그랬고, 2018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브리검 역시 일본에서는 실패작이었다.

그러나 윌랜드는 다르다. 일본에서도 대 성공작이었던 투수다. 적어도 단일 시즌의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쳤던 삼성 왕조의 에이스 밴덴헐크보다 나은 활약을 펼쳤던 투수가 윌랜드다. 한국에서 성공은 보장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성기 시절 헥터에 가까운, 혹은 그 이상의 투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윌랜드에게도 장점만은 있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구속과 빼어난 제구, 확실한 결정구를 가졌음에도 윌랜드가 메이저리그와 일본에서 롱런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바로 윌랜드가 ‘인저리프론(부상이 잦은 선수)’이라는 점이다. 윌랜드는 부상이 지나치게 잦다. 2012시즌 토미존 수술을 받은 이후로 지금까지 늘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살았다. 2017시즌 일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때도 몇 번이고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요코하마 팬들의 가슴을 애타게 만들었다.

부진에 빠졌던 2018시즌 역시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치루지 못하면서 제 기량을 내지 못한 탓이었다. 이 점이 헥터와의 차이점이다. 헥터는 부상을 모르는 투수였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맞아도 맞아도 꾸역꾸역 이닝을 소화하며 6이닝 이상을 소화해냈다. 그러나 윌랜드는 다르다. 공은 헥터와 버금가거나 그 이상일지 몰라도 툭하면 다친다.올 시즌 역시 결정적인 순간 윌랜드가 부상으로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KIA 팬들의 가슴을 까맣게 멍들게 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KIA가 윌랜드를 영입한 것은 그의 뛰어난 퍼포먼스에 반하면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윌랜드는 매우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수준을 뛰어넘는 투구가 가능함은 물론, 심지어 타격도 가능하다. 그러나 뛰어난 퍼포먼스의 이면에는 인저리 프론이라는 약점이 존재한다. 제아무리 뛰어난 투구를 하더라도 부상을 당해서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윌랜드는 올 시즌 역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부상으로 이탈하며 KIA팬들을 속터지게 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꾸준하고 건강했던 헥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과연 윌랜드는 2018시즌을 부상 없이 마치며 KIA를 가을야구 상위권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까. 다치지만 않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투수다. KIA 코치진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