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 정밀 분석

작성자 : 관리자

2019-03-24

에릭 요키시

키움 히어로즈가 노쇠화한 모습을 보인 장수 외인 해커를 대신하여 영입한 좌완 투수. 2010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컵스에 11라운드에 지명되었다.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2014시즌 메이저리그의 마운드를 밟는데 성공했으나 큰 소득 없이 끝났고, 2015시즌 부상을 당하며 성장이 지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도 평범한 성적을 기록하며 저니맨으로 전락한 끝에 아시아 행을 선택, 키움 히어로즈와 5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프로야구에 입성하게 되었다.

쓰리쿼터에 가까운 팔각도로 공을 뿌리는 좌완으로, 포심과 투심,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두루 던지는 포피치 유형의 투수다. 커브도 던질 수 있지만 주무기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평균144km/h에서 최고 149km/h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2019시즌 한국프로야구에 입성한 외인 투수들이 대부분 150km/h를 쉽사리 던지는 강속구 유형의 투수로, 좌완 투수도 150km/h를 던지는 투수(한화 이글스 채드 벨)를 영입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추세에 반하는 영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뛰어난 핀포인트 제구의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결정구 서클체인지업으로 상대에게 삼진을 잡아내는 스타일이다. 본래부터 뛰어난 구위보다는 핀포인트 제구로 이름을 날렸던 투수로 제구가 매우 뛰어난 편이다. 통산 트리플 A에서 기록한 9이닝 당 볼넷 수치가 단 2.6에 불과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제구 문제로 지도자들의 혈압을 올릴 일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상당히 극단적인 땅볼 유형의 투수다. 지난 시즌 트리플 A에서 땅볼/뜬공이 무려 2.03개였다. 2016시즌 더블 A에서는 4개를 넘긴 적도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탄탄한 내야를 자랑하는 팀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박병호가 1루를 지키고 있으며 2루 서건창, 유격수 김하성의 조합은 리그 최고 수준의 키스톤 콤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김민성의 이적으로 3루가 미지수가 되었지만 장영석, 김혜성, 송성문 등 매우 뛰어난 수비력을 지닌 후보들이 즐비하다. 소속팀 키움과의 궁합은 상당히 잘 맞는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요키시는 왜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했을까. 이유는 분명해보인다. 요키시에게는 내세울만한 무기가 없었다. 구속도 평균 144km/h로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훨씬 낮은 편이었으며, 제구는 좋다지만 그렇다고 느린 구속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특출난 것은 아니었다. 거기에 타자들을 압도할만한 결정구도 없었다. 구속이 늘거나, 제구가 더 좋아지거나 결정구의 위력이 더욱 강력해지거나 셋 중 하나의 발전은 있었어야 했으나 나이만 들어갈 뿐, 특별한 발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도저히 살아남을 겨를이 없는 선수였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구가 되는 평균 구속 144km/h의 좌완은 매우 매력적인 카드이며, 거기에 서클체인지업이라는 결정구도 한국에서만큼은 위력적인 무기다. 충분히 원투펀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한국 나이로 31살, 더 이상 가파른 성장은 기대할 수 없는 나이. 요키시의 한국행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셈이다.

요키시를 지켜보면 떠오르는 면면이 있다. 히어로즈 역사상 최고의 외인이었던 앤디 밴헤켄과 히어로즈와 kt를 오가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라이언 피어밴드다. 밴헤켄과 피어밴드 모두 구속 면에서는 특별할 게 없었으나 제구가 매우 뛰어났고, 한국에서 통할만한 결정구가 있었다. 요키시의 영입은 전형적으로 밴헤켄과 피어밴드를 모델로 한 외인 인선이다. 볼넷을 내주지 않는 만큼 많이 얻어맞아 주자를 내보낸다는 점까지 똑같다.

괴물 같은 피칭으로 1선발 역할을 할 외인보다는 뛰어난 제구와 변화구를 바탕으로 2선발 정도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적당한 외인을 데려온 셈이다. 키움은 이미 좋은 기억이 있는 제구 형 좌완투수 영입을 통하여 당장은 2선발로 가용하고 추후에 육성을 통해 1선발 감으로 성장시킨다는 복안을 냈다고 봐야 한다. 마치 밴헤켄이 그랬고 피어밴드가 그랬듯이. 첫 시즌부터 2선발로서 출중한 활약을 펼쳤던 밴헤켄과 피어밴드는 한국프로야구 무대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최고의 투수로 각성, 각각 투수 골든글러브와 방어율왕의 타이틀을 획득하지 않았던가.

요키시는 좋은 투수다. 어렵지 않게 2 ~ 3선발의 활약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요키시가 이를 뛰어넘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1선발 급 외인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 여부는 결국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과연 요키시는 밴헤켄과 피어밴드에 이어서 또다시 키움에게 좋은 기억을 안겨줄 수 있을까. 요키시의 발전 여부는 향후 프로야구의 한 가지 더 볼거리를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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