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브록 다익손 정밀 분석

작성자 : 관리자

2019-03-24

브록 다익손

SK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외인 에이스 메릴 켈리를 대신하여 영입한 캐나다 출신의 우완 투수. 2014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6라운드에 지명되었다. 2015년, 모국 캐나다의 팬아메리칸게임 우승을 이끌며 22살의 나이로 캐나다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프로야구에 진출한 다른 외인 선수들과는 다소 다른 과정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이미 성장 한계치에 다다라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아 차선책으로 아시아 행을 택한 수많은 선배들과 달리 다익손은 아직 한창의 유망주이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체조건이다. 2m가 넘는 거구로 무려 2m 3cm, 115kg에 달하는 장대한 체구를 지니고 있다. 키가 큰 만큼 릴리즈 포인트도 높은 편이며 상당히 까다로운 투구 궤적을 가지고 있다. 신체조건과 패스트볼의 투구 궤적만큼은 더스틴 니퍼트와 유사한 편이다. 

우완 정통파 투수로, 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쓰리피치 투수다. 커브도 던질 수는 있지만 완성도는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균 146km/h에서 최고 150km/h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2019시즌 KBO에 합류한 외인 투수들이 대부분 150km/h를 쉽사리 던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강속구 투수라고 보기는 힘들다.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은 편은 아니며, 주로 높은 타점에서 쏟아지는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의 혼을 빼놓은 뒤 비슷한 타점에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유도하는 타입이다.

상당히 하이키킹을 하는 편이지만 투구를 할때 몸이 쏠리지 않아 제구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2018시즌 트리플 A에서 기록한 9이닝 당 볼넷 수치는 단 1.9개에 불과했다. 적어도 제구 문제로 골치를 안길 일은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극단적인 뜬공 유형의 투수다. 지난 시즌 트리플 A에서 땅볼/뜬공은 무려 0.65이었다. 심지어 더블 A에서는 0.46에 그쳤다.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은 리그에서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구장이다. 게다가 다익손은 이미 피홈런이 꽤 많은 투수다. 2016시즌에는 상위 싱글 A에서 123.2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21개의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적어도 홈구장과의 상성은 극악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익손은 왜 KBO리그를 택했을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꼽자면 아래와 같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지명 당시에는 큰 체격 조건에 6라운드로 제법 상위 라운드에 지명된 편이지만, 실제 평가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다익손의 최고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는 패스트볼은 20/80 모델에서 50점을 받았으며, 변화구는 35점을 받았다. 거기에 예상되는 최대 성장치로 패스트볼 55점, 변화구 40점을 받았다. 이 정도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수준이다. 6라운드에 지명된 것도 그저 신체조건을 보고 요행을 바라는, '혹시나'에 가까운 지명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다익손이 최대 성장했을 경우 빅리그에서 맡을 수 있는 보직으로 우타자 상대 원포인트를 상정했다.

누구에게도 전혀 기대받지 못하는 유망주. 다익손 입장에서는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깨고 반전의 투구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마침 한국프로야구에 메릴 켈리라는 좋은 롤모델이 있었다. 메릴 켈리는 150km/h도 던지지 못하는 3류 유망주였으나 SK와의 4년간의 동행 끝에 평균 149km/h에서 최고 156km/h의 빠른 공을 던지는 리그 최고의 철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좋은 조건에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한 것은 물론이다. 다익손 역시 켈리의 모델을 따르고 싶었을 것이다. 마침 영입 요청을 한 팀 역시 그 켈리를 메이저리그로 보낸 SK 와이번스. 다익손은 당연히 사인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장 엄청난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기에는 힘든 외인투수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아직 젊고,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94년생으로 만 24세에 불과하며 150km/h를 던질 수 있고 제구력이 훌륭하며 구사할 수 있는 구종도 다양한 편이다. 확실한 결정구가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까다로운 패스트볼이 이를 커버할 수 있다.

올 시즌 당장 켈리의 빈 자리를 지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SK 또한 이를 모르고 영입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SK가 바랐던 것은 1, 2년 반짝 활약하고 일본이나 미국으로 떠나는 거물급 외인이 아닌 향후 수년간 동행하며 성장해나가는 육성형 외인이었다. 그리고 다익손은 그 모델에 매우 적합한 외인 투수다. 마침 감독과 투수코치도 육성으로 이름난 염경엽 감독과 손혁 코치. 적어도 재료만큼은 모두 준비된 셈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홈구장과의 궁합이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득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기도 전에 수많은 피홈런을 얻어맞고 짐을 쌀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과연 다익손은 홈구장과의 나쁜 상성을 이겨내고 롱런하는 외인 투수로서 KBO에 정착할 수 있을까. 올 시즌 프로야구의 또 하나의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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